유전자가위란 DNA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자르거나 교체하는 기술이다. 각종 암부터 근육퇴행위축 등 희귀난치질환에 이르기까지 유전병을 근본적으로 고칠 치료법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문제가 있어 잘라야 할 목표 DNA 염기서열에 찾아가서 달라붙는 `가이드 RNA(크리스퍼)` 분자와 DNA를 자르는 가위효소 `카스9(Cas9)`가 짝을 이룬 복합체다. 현재까지 가장 앞서 있는 기술이지만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유전자 교정 과정에서 목표로 하지 않은 멀쩡한 유전자까지 잘라버려 의도치 않은 변이를 유발하는, `표적 이탈(Target-off)`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계로 지적돼 왔다. 가이드 RNA가 목표 DNA, 그리고 목표 DNA와 비슷하게 생긴 유사 DNA를 오인하여 오류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인간 유전자질환 치료에 직접 적용하기엔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스탠퍼드대와 아이오와대 소속 연구진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흔히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큰 규모로 `의도치 않은 변이`를 일으킨다”는 보고서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소즈(Nature Methods)`에 제출하면서 커다란 논쟁을 촉발하기도 했다. 지난달 저자들이 해당 논문을 철회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의도치 않은 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표적 이탈 문제는 여전히 유전자가위 임상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한다. 최근 바실 허버드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유전자가위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전 세계적으로 표적 이탈을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전자가위 정확도를 1만배 이상 높이는 데 성공했다. 목표 DNA 적중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림으로써 `부작용 없는 유전자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표적 이탈을 줄이기 위한 그동안의 선행 연구는 주로 가위효소인 `카스9`를 변형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연구팀은 가이드 RNA의 변형을 시도하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택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핵심 구성 요소인 가이드 RNA 중 일부분을 가교핵산(BNA)으로 불리는 화학 합성물질로 바꿨다. 그랬더니 BNA와 합성한 가이드 RNA가 유사 DNA를 꽉 붙들어 매지 못해 유전자가위가 잘 듣지 않았다. 이를 통해 의도치 않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지 않고 목표 DNA를 찾는 정확도가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체내에서 안정적으로 기능을 유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공동연구팀은 신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허버드 교수는 “카스9는 99% 확률로 정확하게 염기서열을 잘라내지만 한 번 자르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1% 확률조차 치명적일 수 있다”며 “표적 정확도를 1만배까지 높인 이번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제약회사들과 공동연구를 진행 할 계획이다.

-2018.4매일경제뉴스발취